2023년 12월 8일 금요일

가을과 이별

 




가을과 이별



밤새 얼마나

몸살을 앓았을까

핼쑥해진 가을


얼마나 힘겨웠으면

찢기고 부서지고

숭숭 구멍 난 파편들이

여기저기서 아우성일까


그래

너만 그리 힘든 건 아닐 거야

우리 삶이 늘 그러하듯


그래도 넌

많은 이에게

기쁨도 주고

희망도 주지 않았더냐


떠날 때를 알고 떠난 네가

얼마나 멋져 보이는지

너는 모를 거야


이별은 또 다른

새로운 만남을 위한

기다림이기에


너무 아파하지 말자


잠시 떨어져

보이지 않는 동안

고군분투로

우리는 또다시

더 성숙한 모습으로

마주할 수 있을 테니까


- 백형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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