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1일 월요일

광야

 


광야

까마득한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때도

참아 이곳을 범하든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이육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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