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1일 목요일

[사설] ‘친박 심복’ 공천, ‘탄핵 이전 회귀’가 국힘 시대정신인가

 



유영하 변호사가 2월5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린 도서 ‘박근혜 회고록 : 어둠을 지나 미래로1·2\' 출간기념회에서 발언하며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4·10 총선 대구 달서갑 후보로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이자 탄핵심판 변호인단 출신인 유영하 변호사를 단수 공천했다. 박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며 탄핵의 부당함을 주장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지난 2일 대구 중·남구에서 현역 의원을 꺾고 공천이 확정됐다. 표에 도움이 된다면 탄핵 대통령의 후광까지 활용하겠다는 퇴행적 행태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 5일 유 변호사 공천 배경에 대해 “신청 후보 중 점수가 제일 높았다” “단수 추천하는 것이 좋겠다는 ‘정무적 판단’이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탄핵 이후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유일무이한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 4월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을 때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 후원회장을 맡아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지난해 세차례 만나고 생일 축하 전화를 하는 등 각별히 챙기기도 했지만, 공관위가 경선을 거치지 않고 유 변호사를 단수 공천으로 낙점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점수가 제일 높았다’는데, 무슨 점수가 높았는지도 알 수 없다.



앞서 공천을 받은 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운동에 앞장선 극우 인사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핵심 증거물인 태블릿피시(PC) 관련 보도를 한 제이티비시(JTBC)를 절도 혐의로 고발했고, 지난 총선 이후 ‘4·15 부정선거국민투쟁본부’ 사무총장으로 활동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2016년 시위 중 숨진 백남기 농민의 사인이 경찰의 물대포가 아닐 수 있다며, 부검 영장을 집행하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공천=당선’인 대구에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출신을 공천한 것은 박 전 대통령의 대구·경북 영향력을 활용해 표심 단속을 하겠다는 의도가 선명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해 구속시킨 당사자들이다. 혁신과 쇄신은커녕 국민이 탄핵한 전직 대통령의 그늘 아래 선거를 치르겠다는 건 국민에 대한 모독이자 자기부정이다. 핵심 지지층을 결집해 정권 심판론에 맞서겠다는 의도겠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행동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틈만 나면 ‘혁신’, ‘시대정신’이라고 이야기한다. ‘탄핵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국민의힘이 바라는 시대정신인가.






한겨레 hanidigital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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