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2일 금요일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이른 봄날 파랑새처럼 날아와

하얀 밤을 보내야 했던 야윈 영혼에

산수유로 가득 채우게 만드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땡볕이 요동치는 여름이면

가끔씩 샛바람으로 파고들어

땀에 젖은 몸을 뽀송하게 만들다가

잎 넓은 나무가 되어주는 사람


오색으로 물든 가을날이면

목적지 없이 떠난 낯선 길에서도

낙엽과 바람과 수다를 떨게 하다

쓸쓸함도 시가 되게 하는 사람


대지가 얼어붙은 겨울날

혈관 깊숙이 파고드는 한기에도

자꾸만 뜨거워지는 피돌기가

마음에 봄을 심어주는 사람



대지가 얼어붙은 겨울날

혈관 깊숙이 파고드는 한기에도

자꾸만 뜨거워지는 피돌기가

마음에 봄을 심어주는 사람


계절이 가고 오는 길목에

비우고 내려놓아야 하는 시간쯤에

아쉬움보다 설레임이 많은 것은

당신의 존재 때문이어요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나는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 김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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